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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지 않는한 미래는 없다.

 변화하지 않는한 미래는 없다.

오랜만에 항해기를 씁니다. 첫 책을 출간한지 2년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50종 가까운 책을 출간했고 연말까지 60종 가까운 책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그 사이에 입사한 직원이 있고 퇴사한 직원도 생겼습니다. 

주로 경제경영 번역서와 제가 만든 수학, 퍼즐책들을 위주로 출간하였고 두뇌트레이닝 관련된 외서와 과학책을 시리즈를 꾸준히 출간해서 첫해 매출의 3배를 내서 2년간 약 8억의 매출을 냈습니다. 반품을 포함시키면 수익율은 많이 떨어지고 비용을 빼고 사둔 판권을 생각하면 실제와는 조금 다릅니다.

하여간 뚜렷한 히트작이 아니어도 어느정도 출판사를 움직여줄 수 있는 매출이 발생하는 방식으로 캐시카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매출과 순익은 전혀 달라서 책을 그냥 만드는 것보다 팔아줄 수 있는 곳에 창고나 물류의 과정을 없애는 방식의 실험도 하였고  G마켓에 그린북이라는 시리즈로 현재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말랑말랑 두뇌트레이닝 어린이 스도쿠 from Hosung Son on Vimeo.

판매방식도 바꿔서 냉동방식이 아닌 냉장방식의 신선도를 유지시킬 수 있도록 판매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빠르게 처리하는 방식으로 책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나올 책들을 일일히 관리할 수 있는 여력이 없고 이미 오프라인 판매는 온라인에 비하면 작은출판사가  히트할 수 있는 책이 나오지 않으면 매장 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책은 어쩔 수 없는 가격경쟁이나 노출경쟁으로 바뀌게 되므로 오프는 2~3주안에 판단이 안서면 온라인에서 승부하는 방식으로 체제를 바꿉니다.

저는 기존의 서점을 위한 책 판매방식을 포기하고 유기농식품이나 트랜드에 맞는 옷을 직접 유통하지 않고 차떼기로 파는 형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제가 출간하는 책들의 대부분은 디바이스에 돌리기 좋은 형태의 컨텐츠라 e북이나 앱북을 경쟁상품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판매하는 정도의 가격경쟁력과 컨텐츠의 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책들의 대부분은 직접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유통과정의 대부분을 줄여 출판사에 관리비용을 아예 ‘0’ 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출판사가 가져갈 수 있는 미래란 없다고 봅니다.

여기까지 종이책 이야기였고 이제부터는 실제 주제인 출판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이슈가 되는 것은 e북 단말기와 애플의 아이패드, 아이폰입니다. 저는 기존 방식의 e북에는 부정적입니다. IT를 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기때문에 단순 epub으로 책을 변환시켜 볼 수 있는 것은 안할 예정이고 한다 하더라도 다른 업체를 통하는 방식은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아마 소설을 출간하지 않는 대부분의 1인출판사들에겐 e북 계약은 골치도 아프고 계륵같은 존재일겁니다. 자꾸 계약서는 디밀고 출판사에게는 권리도 없는데 계약서내용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음성, 영상, 앱 등으로 개발되었을 때 저작권은 출판사가 책임진다. 라는 식의 계약서를 보고 있으면 웃긴다 라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발목잡겠다는 식이죠.

출판 저작권이라는 것은 출판사에 있지만 개별 소프트웨어나 전자책, 음성책, 타이틀, 앱은 개별로 작가와 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출판사엔 그 권한이 전혀없는데 알고 있으면서 푸시하고 있는 e북 유통업체들의 행태를 보면 매출이 급해도 정상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는 건 한심할 뿐입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사실 소프트웨어인 e북이 아닌 하드웨어인 e북 뷰어를 통핸 매출이고 롱테일의 꼬리에 해당하는 작은 출판사들의 책에는 사실 백화점에서 땡처리하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유통업체는 종이책 파는 것보다 디지탈화된 e북을 판매하면 유통비용이라는 고정비용을 절감하고 싸게 팔아도 더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습니다. 수익배분도 그렇고 출판사가 불리하고 디지탈시대에 관리비용은 낮아지고 시스템운용에 대한 부분이 든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배분율로 출판사를 옥죄고 있습니다. 플랫폼하나 만들어 놓고 종이책에 판매에 대한 부담까지 주면서 계약서를 디밀고 있는지 어찌보면 약자를 괴롭히는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혹시 아이폰사용하신 분들은 경험한 일이지만 앞으로는 책을 보는 시간이 더 줄게 될겁니다. 눈의 시간을 이미 게임이나 영상 짧게 읽을 수 있는 뉴스정도로 사람들의 생활패턴이 바뀌고 있습니다.

책은 눈의 시간에서 영상을 이길 수 없습니다. 인터랙션을 이길 수 없습니다. 자극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출판시장이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새로운 독자를 찾지 못하면 시장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새로운 독자란 미디어세대이고 디지털네이티브입니다. 종이책을 봤지만 컴퓨터나 모바일에 더 익숙한 세대입니다.

그들은 더 풍요하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게다가 따분한 것에 빠른 실증을 보입니다. 눈의 시간을 잡기가 힘들어 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성인들의 대부분도 컴퓨터 때문에 종이보다는 영상에 짧은 글에만 관심을 보입니다. 지하철만 봐도 이제 출근, 퇴근시간에 어떤 라이프스타일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아이폰, 안드로이드 같은 스마트폰, 타블릿의 폭격이 시작되면 5년내에 책 자체의 판매보다는 새로운 컨텐츠시장이 열립니다. 앱으로 될수도 있고 새로운 플랫폼의 게임이 될수도 있습니다. 항상가지고 다니는 모바일컴퓨팅의 시대가 오면 책은 점점 순위에서 밀리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만화출판사들이 일본에서는 PSP에 만화책을 팔기위해 뭉쳤습니다. 그들의 경우에는 새로운 시장에 걸맞게 짧은 호흡의 책들을 만들었고 드래곤볼이나 나루토같은 만화를 컬러로 새로 색칠해서 과거의 독자와 현재의 독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어 외의 언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효과음을 분리했죠.

일본도 e북 매출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랑 다른 것은 이같은 만화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안바뀌는 업체, 기술을 모르는 업체는 컨텐츠사업을 할 수 없게됩니다. 

또한 단순 책계약을 통해 이루어진 저작권과 달리 앞으로의 책은 영화와 같은 방식의 멀티 저작권시대가 올 예정입니다. 원소스 멀티 유즈시대에서는  ‘갑’과 ‘을’에서 출판사는 저자와의 계약관계를 다르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그런 계약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냥 ‘갑’, ‘을’도 아닌 모르는 사이가 되는겁니다.그러려면 출판사가 퍼블리싱의 개념에서 스튜디오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합니다. 허리우드 방식을 출판에 도입하지 않으면 힘들어질 예정이고 기술이 없다면 컨텐츠를 표현하는데도 한계가 생깁니다.

아르고나인은 현재 조직을 웹 및 앱 개발자 2명, 만화가 겸 편집자 1명, 디자이너 1명 으로 회사 구조를 바꿨습니다. 저까지 포함하면 5명이며 과거 IT회사를 하던 시점의 사람들을 참여시켰습니다. 더 늘릴 예정이고 제가 가지고 있는 판권과 무크지, 잡지와 관련된 일은 외주하는 업체와 협력을 통해서 진행하기로 협의를 마쳤습니다.

인하우스로 만화가나 컨텐츠 제작자를 끌어들일 예정이고 앞으로 단순한 출판사가 아니라 저작자 에이전시겸 퍼블리셔가 될 생각입니다. 사람이 중요하고 그걸 기술적으로 서포트해주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일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출판보다 이쪽 시장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그냥 한국앱 시장에서만 무언가를 할 생각은 아닙니다.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경쟁할 생각이며 언어를 넘어서는 새로운 방식의 앱들을 준비중입니다. 아이패드가 출시되면 그에 걸맞는 컨텐츠 제작과 게임을 제작할 예정이며 제 생각이 맞다면 앱출시->조율->종이책 출간 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2가지 출판을 동시에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만들었던 책을 위주로 프레임웍을 만들고 그 프레임웍을 통해 다른 출판사에도 같은 비전을 제시할 생각입니다.  6월9일 OS4.0이 올라오는 순간부터 저희가 기획하고 진행하던 앱들이 나오고 작은 출판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방식을 고려중입니다. 

루디 커피의 세계 아이폰앱 from Hosung Son on Vimeo.

작은 출판사들이 모여서 서로 배포해주던 퍼즐 포켓북은 5권이 나왔고 제가 제의했던 작년 7월에서부터 11만부가 뿌려졌습니다. 같은걸 계속하면 인식되게 하고 인식하면 브랜드가 생깁니다. 앞으로 SNS시대에는 결국 브랜드만이 남게될겁니다.

퍼즐포켓북 5 from Hosung Son on Vimeo.

이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그 미래를 위해 달려갑니다.

아르고나인에는 새로운 여행에 두려움 같은 것은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보물을 훔쳐 최고의 해적으로 이름을 알릴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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